온전한 나로 살기 2019. 11. 29. 08:21

오래간만에 가슴이 먹먹해지는 책이었다. 고등학생 딸이 보고 싶다고 해서 도서관에 무려 예약도서 신청해서 대기후 받아본 책이다.

주인공은 선천적으로 감정표현 장애를 겪은 아이다.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감정에 파묻혀 보지 못하는 진실들을 가장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 사람들은 자신과 다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주인공을 배척하고.... 어느 날 찾아온 윤 교수를 통해 곤이라는 자신과 닮은 듯 닮지 않은 아이를 만나게 된다. 친구들이 윤재(주인공)를 자신과 다르다는 이유로 괴롭혔다면, 곤이는 강하게 보인다는 하나의 이유로 두려워하고 도난사고가 발생했을 때 곤이가 아니라고는 말했음에도 진실을 믿지 않았다. 심지어 윤 교수 조차 사고금액을 보상함으로써 암묵적으로 자식의 잘못을 인정해버리고 말았다. 결국 곤이는 엇나가고 엇나간 곤이를 찾아 나선 윤재는 결국 사고를 당하게 되는데...

감정을 표현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걸 느끼지 못하는건 아니다. 다만 표현 방법을 모를 뿐이며, 그 감정의 실체를 잘 모를 뿐이다. 표현방법을 몰라서 표현을 못하는 주인공과 여러 가지 이유들로 인해 표현방법을 알면서도 엇나가게 표현하는 사람들 중 누가 더 어리석은가? 나와 다르다고 해서 그 사람은 나쁜 것인가? 상처 받지 않기 위해서 상처를 주는 사람은?

[내가 객관적으로 말할 수 있는 사실은 그아이가 나를 때렸다는 거다. 그런데 나는 안다. 그 아이는 착하다. 표현할 수 없지만 안다. 그 아이는 착하다는 걸.... ] 윤재가 표현한 곤이다. 내가 세상을 보는 관점은 남을 때리는 사람은 나쁜 사람이므로 곤이는 나쁜 사람이다. 하지만, 그 속에는 "저 아이는 그런 아이니까. 원래 나쁜 아이니까"라는 선입관에 사로 잡힌 내가 있다. 이유를 묻지 않는 내가 있다.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에도 여러 가지가 있음에도 저 아이는 감정이 없으니까 이상한 아이야.라고 생각하는 내가 있다. 낙인효과다.

표정을 보는 연습을 해야 겠다. 내 마음속에 가지고 있는 낙인으로 인해 상처 받는 영혼이 없도록....